두뇌는 끊임없이 중요한 것을 찾고 우선순위를 교정한다.
여기서 '중요하다'는 나에게 이롭거나 해로운 것을 의미한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중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기보다도
결국 성장하고 성공하는 대부분의 과정은 나 자신의 노력과 끈기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에
나에게 이로운 사람을 찾는 데 애를 쓰기보다는
나에게 이로운 사물이나 상황을 찾는 데 포커스를 두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멘토는 책이나 뛰어난 강의에서 찾고
인맥이나 후원을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나아가고 돌파하려는 시도를 꼬물꼬물 많이 했던 것 같다.
두 번째 중요한 요소인 '해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기질적으로 겁이 많은 나는 애초에
나에게 해롭다고 생각한 사람은 (그 생각이 틀렸더라도 틀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테니)
그 해로움의 강도에 따라 내 곁에서 점점 멀어지게끔 포지셔닝했기 때문에
이미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큰 해로움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해 버렸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큰 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딱히 할 일이 없으며
해야 할 일을 억지로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새로운 사람을 안 만나기' 정도가 있을 수 있겠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할 때는 '새로운 사람을 가급적 안 쳐다보기' 랄까......?
(정작 큰 돈이 오고가는 투자의 영역에서는 무지막지하게 해로운 리스크에 대해 문자 그대로 '외면해 버리는' 습성이 있었던 것 같다. 일견 과감해 보이는 그런 방식으로 인해 이득을 볼 때도 있지만 손해를 볼 때도 있었다. 아직은 이득이 손해보다 조금 더 많아서 용납이 되고 추가로 경험을 얻었다고 자위할 수 있는 단계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올바른 투자의 원칙과는 거리가 멀었다.)
성공이나 재물 등을 떠나서
'즐거움'도 이로움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 어떤 이로움을 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재미없고 답답한 사람보다는
재치있고 유쾌한 사람을 비교적 가까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슷한 예로 오만가지 다 때려부수는 초대형 액션 영화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도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며칠만 먹지 않아도 공연히 헛헛해지는 것도
이러한 '즐거움'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나의 경우
나의 즐거움을 자주 통제하려 들었고
(특히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일수록 포기가 쉬웠다)
내가 뭘 원하는지에 대해 고개를 돌리려 애써 왔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의미없는 농담들,
시끄러운 음악이나,
먹고 마실 때만 잠깐 좋은 술과 고기 등의 가치에 대해
평가저하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당연했다.
(그 동안 참으로 좋아했던ㅠㅠ)
이를 통해 더욱 혼자만의 시간 속으로 파고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시간과 돈을 아껴서 더 일하고 유료강의를 듣고 부동산의 이자를 내는 등)
친구들과 '중요한 것'의 우선순위가 어느 시점부터 뒤바뀌었기 때문에 생긴 괴리감.
그런 시간을 5년 정도 보낸 뒤
이제는 애매하게 세상으로 나와 가끔 술도 마시고 의미없이 시간을 죽이는 활동도 하고 있다.
이 사실만으로는 결코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지만
그런 시간 외의 나머지 삶조차 이전처럼 치열하게 살아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나를 몹시 좌절하게 만든다.
이로움에 대한 통제와 (마시멜로 실험의 합격자들과 내가 다른 게 뭐야!)
해로움에 대한 무신경함을 다년간 유지했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초조해진다.
그 특단의 조치로 매일 달리기와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려 한다.
하프마라톤을 목표로 처음 진지하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우선 10km를 시작으로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건이 허락될 때마다
일주일이나 이주일 만에 매번 1km씩 늘려 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 생각했다.
분명 심플한 목표였고 어렵지 않게 17km까지 올라왔으며
그 이전에 두 번의 하프마라톤을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총 시간이나 킬로미터 당 페이스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이렇게 거리만 계속해서 늘려가도
일 년 뒤에는 얼마나 근사하게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가슴이 뛰었다.
그러나 어쨌든 직접적으로 성과를 내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매일 달리는 것보다 지금의 방식이 오히려 '발달' 측면에서는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매일' 달리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매일 아침 달리면서 하루를 이기고 시작해야 한다.
달리기로 좋아진 두뇌를 활용해 뭔가 더 좋은 걸 생산해 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충만함과 당당함과 감사함을 바탕으로 또다시 달려내야 한다.
하루키 형,
제게 힘을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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