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결과보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원칙, 정체성이 좀더 순환돼야 한다는 점이다.
초점은 늘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데 있으면 안 된다.
ㅡ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 (65p) - 제임스 클리어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스탠포드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 행동과학, 정신의학, 신경생물학 교수로
최근 몇 년 사이 팟캐스트를 통해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앤드류 후버만 Andrew Huberman 의 유튜브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여타 자기계발서와 사뭇 다른 관점에서 성장마인드셋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도파민은 '보상'과 매우 밀접하다.
보통은 무엇을 성취했을 때의 기쁨,
예를 들면 원하는 일이나 물건이나 돈이나 음식이나 이성을 취할 때 생기는 기쁨과도 같은데,
간과하기 쉬운 점은
도파민은 이것을 성취할 때 뿐 아니라
성취할 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크게 분비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실제로 성취했을 때는 도파민의 분비가 정점을 찍고 난 뒤 필연적으로 폭락을 경험하기 때문에
"아 이제는 또 뭐하지?"
"오늘은 어제만큼 흥미롭지 않네..."
처럼 마치 산후우울증과 같은 무기력증을 경험하게 된다.
돈, 학점, 트로피와 같은 목표나 보상은 대개 여정의 마지막에 오기 마련인데
그것을 얻기 위한 과정이 길고 험할수록
마지막 보상만을 위해 전 과정을 고통스럽지만 이를 악물고 억지로 버티며 실행하게 될 것이다.
성공가능성을 떠나서 이것은 누가 봐도 성장마인드셋과 거리가 멀다.
더 많은 커피와 에너지드링크를 쏟아부으며 도전하겠지만
건강하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는 금세 고갈될 것이고 결국은 좌절하게 될 공산이 매우 커 보인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즐거워하며 행하던 그림그리기 놀이에
외적인 보상을 주었을 때 (음식이나 장난감이나 칭찬 등)
아이들은 일시적으로 그림그리기에 과열된 양상을 보이지만
곧 외적인 보상을 중단했을 때
아이들은 그림그리기에 대한 흥미를 심각할 정도로 잃어버리게 된다.
원래부터 무척 좋아하던 일임에도
보상 결과를 바라며 실행하게 되니
도파민의 폭락이 일어난 것이다.
해결책은 존재한다고,
앤드류 후버만은 말한다.
도전, 시도, 행동 그 자체를 보상으로 여겨라.
고통스러운 일을 맞닥뜨릴 때마다 이렇게 되뇌어라.
"이 일은 고통이 큰 만큼 도파민 보상도 클 거야!"
"이 모든 일은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야!"
과정이 힘들수록 즉각적으로 큰 쾌락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믿으면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앤드류 후버만은 마지막 꿀팁으로,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 전후로
도파민을 자극하는 다른 일을 하지 말라고 전하고 있다.
성취 이후에는 도파민이 폭락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예전에 식욕을 채우고 나면 성욕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미 도파민 보상을 받고 난 뒤 의욕이 저하되는 것이다.
길항 관계에 있는 프로락틴이 활성화도기 때문.
(이 프로락틴은 우리 몸이 쾌락을 위해 몸의 한계를 넘어 계속해서 돌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도파민의 정점 이후엔 프로락틴이 분비되며 도파민 수치를 낮춘다.
하지만 프로락틴이 우세한 상태에서는 무기력하고 인슐린저항성도 높아져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프로락틴의 우세가 장기화되면 병원에 가 봐야 할듯...)
물론 잘 쉬고 나면 도파민은 다시 활성화된다.
전 인류에게 현자타임만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세상은 곧 멸망하고 말 것이기에...
보상을 받고 중요한 일을 시작하는 것도 의욕 저하와 무기력에 대항해야 하기에 좋지 않고
중요한 일을 마치자마자 보상을 받는 것도 결국 그 보상 때문에 힘든 일을 견딘 것처럼 길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어차피 낮에 므흣한 시간을 가지기는 어려울 테니
맛있는 식사를 일과 이후 저녁 시간에 느긋하게 즐기는 걸로 못박아둔다면 우선 대부분은 해결될 것 같다.
과거 일본의 유명한 대관상가 미즈노 남보쿠가 말한
"식사를 절제할 수 있다면 능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맥락이 이와 같은 것 같다.
배불리 먹고 싶고 맛있는 걸 먹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단순히 절제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 가르침에 따라 그 시기를 조절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잠시 떠나보자.
여타 자기계발서가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 입이 닳도록 얘기하는 것과 다르게 저자는
"목표 따윈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기"
라고 주장한다.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며, 시스템은 그 결과로 이끄는 과정이다.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결과에 차이가 생긴 건 지속적으로 작은 개선들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시행한 것, 그뿐이었다.
목표 달성은 일시적 변화일 뿐이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좋아하게 되면 '이제 행복해져도 돼'라고 말할 시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 설정의 목적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반면 시스템 구축의 목적은 게임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다.
즉 '과정'에 전념하는 것이 '발전'을 결정한다.
우연히 시청한 유튜브와
문득 구미가 당겨 같은 날 찾아 읽기 시작한 책이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목표를 강렬히 떠올리고 원하는 상태보다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현재를 즐기며 힘껏 사는 것이 진짜 성공의 열쇠라는 진실과 정확히 부합한다.
내가 나아갈 길이 옳다는 또 하나의 증거를 수집한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
끝으로,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을 더 적으며 마친다.
습관은 자신에 대한 가장 깊은 믿음을 계발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말 그대로, 나 자신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ㅡ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 (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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